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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 본향을 향한 순례자

관리자 2012.01.22 04:25 조회 수 : 5856

제가 이 분에 대하여 가끔 설교 시간에 말씀드린 기억이 납니다. 집사람과 함께 유방암 치료를 받았던 이찬숙 씨입니다. 그분이 3년간 암과 투병하다가 지난 월요일 새벽 하늘나라에 갔습니다. 집사람에게는 유방암을 극복하면서 서로 의지하고 기도했던 병친구였습니다. 그런데 한 사람은 극복하고 한 사람은 젊은 나이에 결국 하나님의 부름을 받았습니다. 인간적으로 보면 49살의 나이로 사랑하는 남편과 아들딸을 두고 암으로 투병하다가 간 것을 생각하면 너무나 안타까운 소식이었습니다. 그래서 위문하러 집사람과 함께 충주 장례식장에 내려갔습니다. 내려가는 차 안에서 줄곧 저는 그 남편이 얼마나 상심하고 혹시 신앙을 잃어버리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왜냐하면 그 남편은 아내 병 때문에 신앙을 가진 것을 들어 알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만나 대화를 하면서 제 예상은 빗나갔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남편은 이미 아내의 죽음 앞에서 당당히 아내를 천국에서 다시 만날 소망을 이야기 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3년 동안 아내의 투병을 통해 조그만 교회가 부흥된 간증을 하였습니다. 이찬숙씨의 치료를 위해 전 교인이 3년 동안 중보기도하면서 교회가 부흥된 것입니다. 무엇보다 제가 감동 받은 것은 남편은 물론 부모, 형제들이 이찬숙의 투병 과정을 통해 전부 믿음으로 돌아온 것입니다. 그는 어떻게 보면 짧은 인생을 살다 갔지만 분명한 믿음의 흔적을 남겼습니다. 제가 알기는 유방암 판정받을 때 예수 믿은 지 3개월 밖에 되지 않았었는데 참 열심히 주님을 믿었습니다. 그리고 투병하면서 성경공부, 큐티 훈련도 받고 결국 집사 임직도 받고서 그는 천국을 갔습니다. 인간적으로 아쉽지만 하나님은 이찬숙씨를 통해 구원의 놀라운 일을 이루셨습니다.

그리고 보면 우리 모두는 이 세상에서 살다가 천국으로 돌아가는 순례자의 삶입니다. 이번 구정에도 3천 백 만 명이 고향 찾아 대 이동을 한답니다. 모두가 자기가 태어나 자란 고향을 그리워하는 본성 때문입니다. 사실 집 떠나 고향을 다녀오려면 엄청난 고생을 합니다. 그런데도 고향을 찾는 것을 보면 인간 내면에 귀소본능이 있기 때문입니다. 북에 고향을 두고 온 실향민들이 임진각에서 북쪽을 향해 차례 지내는 모습은 가슴이 찡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모든 사람들이 그리워하는 땅 위에 육신의 고향이 있지만 우리에게는 하늘에 영혼의 고향이 있습니다. 그것을 히브리서 기자는 ‘더 나은 본향’이라고 말했습니다. 즉 하늘에 있는 고향이라는 것입니다. 믿음으로 사는 사람들은 모두가 이 영혼의 고향, 즉 천국을 사모하며 살다가 천국에 들어갔다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저는 명절 때만 되면 내가 갈 고향, 즉 천국을 많이 묵상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순례자의 인생을 생각합니다. 인생은 나그네입니다. 인생은 잠시 살다가 가는 과객이며 길손입니다. 다 지나가는 것입니다. 우리가 천년, 만년 살 것 같지만, 간단하게 말하면 하룻길 인생에 불과합니다. 집도, 재물도, 명예도 별 것 아닙니다. 초대교회 교훈에 이런 아름다운 얘기가 있습니다. "인생은 다리이다. 현명한 자는 그 다리를 건널 뿐, 그 다리 위에 집을 짓지 않는다." 주어진 세상에서 믿음으로 열심히 살아야 되지만 이 세상에 너무 마음을 두고 살면 천국에 가는 것을 잃어버리기 십상입니다. 요즘은 천국에 대한 소망이 많이 약해졌습니다. 세상이라는 그림자가 천국을 가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제 뉴스 앵커가 귀성길을 소개하면서 이런 멘트를 하였습니다. “귀성객들의 마음은 벌써 고향에 가 있습니다!” 이 세상에 살지만 마음은 천국에 이미 가 있는 순례자의 삶의 모습을 말해 주는 것으로 들렸습니다. 본향을 사모하며 천국을 향해 가는 순례자의 삶을 살다보면 그토록 그리워한 주님이 계시는 천국에 도착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