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엄동설한에 입고 다니던
외투 오른 팔에 묻어 있는
뺀질거리는 누런 코 떼처럼
또 문지르고
또 문지르고
또 문질러도
내 삶이
그렇게 긴 시간
꿈쩍도 하지 않는 줄을 몰랐다.
어디론가
구원의 감격도
사라진 줄 모르고
이 지긋지긋한
삶의 고통만 사라지면
되는 줄 알았는데
믿음의 연수만 차곡차곡 쌓으면
어릴 적 꿈이 이룰 줄 알았는데
지울 수 없는
진한 삶의 찌든 떼만
영혼에 나이 살과 함께 주름져 있었다.
어느 듯
삶에 너무 익숙해져
‘이만 하면 됐지’ 하고
‘이만 하면 할 만큼 했지’
낡은 포도주를
화려한 언변과
능숙한 처세술의
낡은 부대에 담아
오직 그 날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새해 아침
큰 천둥소리로 심령을 후려치고
꼬챙이로 고막을 후벼 파는 말씀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 것이 되었도다!
옛 성품을 십자가에 못 박고
비어버린 내 영혼의 새 부대에
복음의 새 포도주가 차고 넘친다.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043 | [2015-07-05] 당신이 함께 있어 | 이몽식 | 2015.07.05 | 2492 |
1042 | [2015-06-28] 작지만 작지 않은 베냉 | 이몽식 | 2015.06.28 | 2558 |
1041 | [2015-06-28] 작지만 작지 않은 베냉 | 이몽식 | 2015.06.28 | 2560 |
1040 | [2015-06-21] 풀잎, 난 네가 좋아 | 이몽식 | 2015.06.21 | 2864 |
1039 | [2015-06-21] 풀잎, 난 네가 좋아 | 이몽식 | 2015.06.21 | 2882 |
1038 | [2015-06-14] 내 안에 흐르는 샘물 | 이몽식 | 2015.06.14 | 2745 |
1037 | [2015-06-14] 내 안에 흐르는 샘물 | 이몽식 | 2015.06.14 | 2754 |
1036 | [2015-06-07] 6월의 붉은 장미 | 이몽식 | 2015.06.07 | 2519 |
1035 | [2015-06-07] 6월의 붉은 장미 | 이몽식 | 2015.06.07 | 2534 |
1034 | [2015-05-31] 청춘예찬(靑春禮讚) | 이몽식 | 2015.05.31 | 2569 |
1033 | [2015-05-31] 청춘예찬(靑春禮讚) | 이몽식 | 2015.05.31 | 2576 |
1032 | [2015-05-24] 한 송이 수련(睡蓮)처럼 | 이몽식 | 2015.05.24 | 2591 |
1031 | [2015-05-24] 한 송이 수련(睡蓮)처럼 | 이몽식 | 2015.05.24 | 2614 |
1030 | [2015-05-17] 아카시아 꽃 | 이몽식 | 2015.05.17 | 2702 |
1029 | [2015-05-17] 아카시아 꽃 | 이몽식 | 2015.05.17 | 2720 |
1028 | [2015-05-10] 어머니의 사랑 | 이몽식 | 2015.05.10 | 2750 |
1027 | [2015-05-10] 어머니의 사랑 | 이몽식 | 2015.05.10 | 2758 |
1026 | [2015-05-03] 가족(家族)이라는 선물 | 이몽식 | 2015.05.06 | 2832 |
1025 | [2015-05-03] 가족(家族)이라는 선물 | 이몽식 | 2015.05.06 | 2837 |
1024 | [2015-04-26] 4월에 | 이몽식 | 2015.04.26 | 27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