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도
스치는 바람 지나듯
빨리 지나가는 것은
여느 해와 다르지 않는데
명치에 걸린 체처럼
지난 어둔 시간의 기억들이
내려가지 못하고
서성이고 있다
분명
올 한해도
소중한 시간들이
기억할 수 없이
빠르게 종종 걸음으로
지나갔건만
아련한 그리움 속의
아픈 기억들은
강을 건너지 못하고
멈추어 있다
오늘
한 장 남은 달력을 뜯어
한 해를 뒤로 하고 보니
일 년 삼백 육십 오일은
나를 만들어 가신
그 분의 가장 큰 선물
매일 흘렸던 눈물은
위로의 강물이 되어 흘렀고
매일 아리고 아픈 고통은
십자가에서 매일 죽고 살기를
반복하는 단련한 정금이 되었다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시간의 정점(頂點)에서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부끄럼 없는 삶을
기도했던 젊은 시인처럼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하고
내게 주어진 길을 뚜벅 뚜벅 걸으리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663 | 목자의 편지 | 박성범 | 2021.06.12 | 275 |
1662 | [2021-06-06] 믿음 | 이몽식 | 2021.06.06 | 67 |
1661 | [2021-06-06] 믿음 | 이몽식 | 2021.06.06 | 100 |
1660 | [2021-05-30] 아내 | 이몽식 | 2021.05.30 | 101 |
1659 | [2021-05-30] 아내 | 이몽식 | 2021.05.30 | 146 |
1658 | [2021-05-23] 멈추지 않는 선교 | 이몽식 | 2021.05.23 | 88 |
1657 | [2021-05-23] 멈추지 않는 선교 | 이몽식 | 2021.05.23 | 137 |
1656 | [2021-05-16] 목자의 기도 | 이몽식 | 2021.05.16 | 108 |
1655 | [2021-05-16] 목자의 기도 | 이몽식 | 2021.05.16 | 148 |
1654 | [2021-05-09] 어머니 | 이몽식 | 2021.05.09 | 102 |
1653 | [2021-05-09] 어머니 | 이몽식 | 2021.05.09 | 146 |
1652 | [2021-05-02] 결혼하는 딸에게 | 이몽식 | 2021.05.02 | 141 |
1651 | [2021-05-02] 결혼하는 딸에게 | 이몽식 | 2021.05.02 | 181 |
1650 | [2021-04-25] 4월의 노래 | 이몽식 | 2021.04.25 | 158 |
1649 | [2021-04-25] 4월의 노래 | 이몽식 | 2021.04.25 | 849 |
1648 | [2021-04-18] 철쭉꽃 | 이몽식 | 2021.04.18 | 177 |
1647 | [2021-04-18] 철쭉꽃 | 이몽식 | 2021.04.18 | 210 |
1646 | [2021-04-11] 벚꽃 지는 날 | 이몽식 | 2021.04.11 | 207 |
1645 | [2021-04-11] 벚꽃 지는 날 | 이몽식 | 2021.04.11 | 245 |
1644 | [2021-04-04] 부활절 아침기도 | 이몽식 | 2021.04.06 | 2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