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 미안해요 아빠”
한 마디 문자 보내고
이렇게 아무런 예고 없이
내 곁을 떠난 주만아
지난 9년 동안
매일 긴 밤 네가 홀로
못쓸 마음의 병으로 사투를 벌일 때
무심한 아빠는 너를 위해 아무 것도 못했구나
지금 숨 쉬고 밥 먹는 것이 정말 미안하구나
내가 살아 있는 것이 정말 미안하다
그 병을 이겨내려고 버티며
매일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엄마 대신 집안 살림을 살고
맛있는 요리로 우리를 섬기고
각종 악기로 하나님을 찬양하면서
너같이 마음이 아픈 아이들을
유난히 챙기고 섬겼던 보석같은 아들
짧은 27년의 인생을 불꽃처럼 살다가
우리 모두의 아들로, 동생으로, 친구로
내 아들로 살아주어서 정말 고맙다
아빠는 아직 너의 부재로
혼절의 고통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가슴에 해일같이 일어나는 눈물로 울고 있다
이제 더 이상 마음의 고통이 없는 곳
더 이상 약을 먹지 않아도
안식할 수 있는 하늘에서
그렇게 보고 싶은 엄마와 9년 만에
다시 만나 해후하고 있을 주만아
너의 눈물 자국마다 꽃들이 피어나고
너의 울음소리에 새들의 노래 소리 들리며
네 고통이 씨앗이 되어 열매를 맺을
부활의 그 날을 기대하며
곧 천국에서 다시 만나자 내 아들 주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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