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부활절에는
활짝 핀 벚꽃이
밤새 내린 비로
땅에 뚝뚝 떨어져
그만큼 절실하고
그만큼 아프고
그만큼 절규하는
몸짓으로 오는 것은
모진 목숨이 아니라
위로부터 오는 은총
물고기 잡으러 간
베드로에게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그분의 질문이
가슴을 타고
혈관에 흘러
부활절 다음 날
철쭉꽃에 붉게 피어올라
이제
산다는 것이
생존의 몸부림이 아니라
하늘로부터
보냄 받은 자로
사랑하는 일이 되도록
간절히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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