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릴 때는
몸을 웅크리어
살짝 마음 기대고
누군가를 기다리게 된다.
비가 계속 내릴 때는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 때문에
옷이 젖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옴폭 젖는다.
비가 이렇게
계속 쏟아질 때는
옷은 다 젖지만
먼발치에서 오는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 때문에
외롭지 않고
마음이 따뜻해진다.
비가 이렇게 내려
앞이 보이지 않을 때는
긴 밤 멀리서 오는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 때문에
지치지 않고
더욱 마음이 간절해진다.
비가 이렇게 내려서
강물이 둑을 넘을 때는
누군가
우산 들고 찾아와
젖은 내 옷과 마음을
덮어 가리고
내 어깨를 감싸 안아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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