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는
살짝
바람만 불어도
우수수
떨어지는 낙엽에
떠나야 하는
인생에게는
깊은 서러움
가을에는
눈부신 파아란 하늘에
조그마한
흰 구름만 떠도
누군가를 기다려야 하는
인생에게는
짙은 그리움
강가에 핀
억새풀이
이리 흔들리면
지난 추억이
오늘의 현실로
저리 흔들리면
모든 현실이
다시 추억으로
쏟아내는
가을은
처절하게 아프다
지금은
볏단만 남아있는
가을 들녘에서
고즈너기 앉아
시린 세월을
붉게 물들이며
흔들리는 시간을
가슴으로 태워
노오란 향을
그분께 담아 드리는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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