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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38] 두 손 모으고 하는 인사

관리자 2009.09.20 04:45 조회 수 : 5530 추천:22

이번 주에 기도에 관한 글을 읽으면서 은혜를 많이 받았습니다. 그 중에 박세록 장로님이 쓴 ‘사랑의 왕진가방’이란 책이 있습니다. 이 책은 1989년 이후로 북한을 20여 차례 드나들며 북한 선교와 세계 선교의 새 길을 낸 박세록 장로님의 사역 이야기가 나옵니다. 돈을 벌기 위한 의사에서 진정으로 생명을 사랑하고, 하나님의 비전을 보고 북한 너머 중국과 중앙아시아를 통해 새 예루살렘에 이르는 복음 선교사로 거듭나기까지, 자신과 함께 한 하나님의 놀라운 역사를 담고 있습니다. 이 분이 북한에서 경험했던 이야기를 그대로 옮겨 봅니다.

『북한 고위 관리 6명과 오찬을 할 때다 밤잠을 한잠도 못 잔데다가, 긴장을 늦출 수 없던 나는 그저 가만히 앉아 있었다. 식사를 시작하기 전에 북한 측 관리가 내게 인사말을 하라고 했다. “예, 잘 맞아 주시고 잘 먹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가뜩이나 주눅이 들어 있던 나는 짧게 말하고 자리에 얼른 앉았다. “거, 박선생님 두 손 모으고 하는 인사 있지 않습네까? 그거 하시라요.” 나는 그제야 무슨 말인지를 알아들었다. 그들이 기도를 하라는 것이었다. 그때 내가 얼마나 부끄러웠는지 모른다. 세상 만물의 창조주, 하나님을 믿는다는 사람이 한낱 내 목숨 하나 부지하지 못할까봐 두려워서 밤잠도 못자고, 식사 기도할 생각도 못했다는 걸 그제야 알았기 때문이다.

‘지금이 그들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는 얼마나 좋은 기회인데 그저 내 목숨 하나 살고자 내가 이러고 있었구나.’ 주님 앞에서 부끄러운 마음을 일어나 기도하기 시작했다. “아버지, 보셨지요. 저 믿으시면 안 됩니다. 저 이런 사람입니다. 제가 이분들 구원을 위해 밤새도록 기도해도 모자랄 텐데, 제 목숨이 두려워서 이분들 앞에서 식사 기도조차 못하는 나약한 사람입니다. 그런데도 주님이 저를 북한 땅에 보내셔서 이분들에게 주님의 사랑을 알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주님! 저는 주님이 도와주시지 않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습니다. 성령님이 이분들을 녹여주시고 북한에 사랑을 부어 주옵소서. 남북화해를 이루어 주옵소서. 동양의 예루살렘으로 불렸던 평양이 다시 복음의 도시가 되게 해 주옵소서.”

내가 기도를 마쳤을 때 그들 중에서 “아멘!”하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그 “아멘!” 소리를 듣고 깜짝 놀랐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이들 고급 관리들은 가끔 미국으로 여행을 할 때 교포들을 만나면 주일에는 늘 교회에 가곤 했는데 교회에 목사님이 크게 기도하면 모두 “아멘”으로 대답하는 것을 듣고 이것이 서로의 예의인줄 알았다고 그렇게 했다는 것이다. 이 일을 겪은 뒤로 나는 북한에서 어느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하나님께 기도할 수 있었다.』

어릴 때 저는 자동차를 운전하는 운전기사가 너무나 부러워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운전이 너무 하고 싶어 버스를 탈 때마다 반드시 운전석 뒤나 옆에 서서 세심하게 운전기사 아저씨를 보면서 나름대로 운전법을 익혔습니다. 그리고 집에 가서 의자에 앉아 상상하면서 운전을 해봅니다. ‘부웅 부웅’ 입으로 모든 동작과 소리를 내면서 말입니다. 그렇지만 핸들을 이리저리 열심히 틀어도 움직이지 않고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실제 자동차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신앙생활을 이렇게 하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그리스도인들이 기도를 해야 된다는 이론만 알고 있지 실제 매일 기도하는 분들이 많지 않습니다. 물론 여기에는 여러 가지 원인과 이유가 있지만 기도를 이론으로만 알고 배우기 때문입니다. 기도는 이론일 수 없습니다. 실제 기도는 해야만 배우고 맛볼 수 있는 것입니다. 시간과 장소, 그리고 인내하는 믿음을 가지고 주님에게 나아가는 실제가 있을 때만이 기도의 놀라운 역사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