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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46] 교회 - 화평의 공동체

관리자 2011.11.13 06:23 조회 수 : 5653 추천:2

주후 4세기에 텔레마쿠스라는 유명한 수도사가 있었습니다. 그의 별명은 사막의 개혁자입니다. 그는 로마의 박해를 피하여 사막에 은둔 생활을 하였습니다. 어느 날 하나님은 텔레마쿠스에게 음성을 들려주었습니다. “너는 로마로 가야 한다. 그곳은 바로 너의 일터이며 그곳은 너를 부른다.” 텔레마쿠스는 즉시 로마로 발걸음을 옮기었습니다. 당시 로마는 이미 기독교 국가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주말이 되면 원형극장 안에서는 포로로 잡혀온 검투사들의 칼싸움이 있었습니다. 한 사람이 죽을 때까지 계속해서 싸우는 경기였습니다. 사람들은 그 잔인한 칼싸움을 보면서 쾌감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텔레마쿠스가 로마에 도착했을 때도 로마의 원형경기장 안에는 8만이 넘는 관중들이 모여 검투사 놀이에 한창 열을 올리고 있었습니다. 경기장은 이미 피로 얼룩져 있었으며 피를 본 관중들은 흥분할 대로 흥분되어 있었습니다. 텔레마쿠스는 그 모습을 보고 깨달았습니다. "이것을 막으라고 하나님께서 나를 로마로 보내셨구나!" 그는 경기장 안으로 뛰어 들어 가서 힘을 다하여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명하노니 이 싸움을 즉시 멈춰라!" 처음에 사람들은 그것이 쇼인 줄 알고서 웃기만 했습니다. 그러나 텔레마쿠스가 검투사들 사이에 들어가서 결사적으로 그 싸움을 막으려고 할 때, 사람들의 입에서 야유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텔레마쿠스는 더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명하노니 이 싸움을 멈춰라!"

급기야 경기를 진행시키던 지휘관이 검투사 가운데 한 사람에게 텔레마쿠스를 먼저 처치해버리라는 손짓을 했습니다. 번쩍이는 칼과 함께 텔레마쿠스는 피를 흘리면서 그 자리에 쓰러졌습니다. 그러나 그는 자기의 숨이 멈추기까지 계속해서 외쳤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명하노니 이 싸움을 멈춰라!" 그 순간 경기장은 숙연해졌습니다. 황제 호노리우스는 그 자리에서 조용히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말없이 경기장 밖으로 퇴장했습니다. 그의 뒤를 따라서 다른 사람들도 한 사람씩 두 사람씩 그 자리를 떠났습니다. 나중에는 두 검투사들 마저도 고개를 푹 숙인 채 퇴장했습니다. 주후 391년에 있었던 사건입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해서 로마에서는 더 이상 검투사들의 경기가 두 번 다시 열리지 않았습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갈등과 분열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이념 간의 갈등, 세대 간의 갈등, 부한 자와 가난한 자의 갈등, 지역 간의 갈등으로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개인 간의 민사소송이 흘러넘치고 국가 정책마저도 소송으로 풀어야 하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정치문제까지도 정치로 풀지 못하고 법정에서 시시비비를 가리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세상은 그렇다 치더라도 교회는 어떻습니까? 싸우는 교회들이 갈등을 해소하지 못하고 법정소송으로 풀고 있는 오늘의 모습을 보고 있습니다. 오히려 교회가 갈등을 조장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습니다. 예수 믿는 우리야말로 세상의 화해자(peace maker)입니다. 교회야말로 예수께서 막힌 담을 허시고 이 땅에 주신 평화를 전해야 합니다. 교회의 영광은 바로 세상 속에서 화해자로 살아가는 모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먼저 항상 하나님과 화해를 누리고 살아야 합니다. 우리 안에 진정 하나님의 가족으로서의 교회의 모습을 회복해야 합니다. 교회는 진정 화평의 공동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