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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6-17] 샬롬의 남북통일

이몽식 2012.06.17 01:43 조회 수 : 5631

남북문제를 바라보는 가장 중요한 시각은 '샬롬(평화)'입니다. 남북문제의 가장 당면한 문제는 통일이지만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무엇을 위한 통일인가’라는 더 중요한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주님은 우리에게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고 하셨습니다. 분단된 한반도에서 사는 그리스도인들이 민족의 통일문제를 우선시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것이지만 다시 한 번 더 주님 앞에서 ‘통일보다 먼저 구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그리스도인들은 통일 지상주의자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한반도에 임하여야 할 하나님의 나라를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그것은 통일한국을 넘어서서 평화와 정의가 넘치는 나라를 세우는 것입니다. 남북의 평화가 동북아의 평화를 일궈내고,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평화통일 한민족 공동체를 세우는 것이 더 중요한 우선순위입니다.

 

세계 분단 국가가 어떻게 통일 되었는지 살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첫째는 가장 불행한 1975년 베트남식 무력 통일이 있습니다. 공산주의인 월맹이 자유 민주 체제인 월남을 무력으로 점령한 통일입니다. 전쟁이라는 방법으로 가장 빠른 통일을 이루었으나 가장 불행한 방법입니다. 둘째는 1990년 예멘식 정치적 협상의 통일이 있습니다. 예멘은 공산주의와 자본주의라는 두 개의 체제와 정부가 협상을 통해 이루어진 것입니다. 이것의 약점은 정치적 이해관계가 어긋날 때 언제든지 내전으로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셋째는 바람직하다고 하는 1989년 독일식 흡수 통일이 있습니다. 동독이 서독에게 완전 흡수 통일이 되었지만 동독 사람들의 자유의사에 따른 통일이었습니다. 그러나 통일 이후 경제적, 감정적 후유증이 컸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통일의 방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됩니다.

 

1,2차 세계 대전 후 독일이 분단된 것은 그들이 2차 세계 대전의 전범이었기 때문입니다. 독일이 통일 될 때 독일의 지도자를 만난 목사님이 계셨는데 독일의 목사님들의 이야기가 자신들은 통일을 위해서 기도해 본 적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 목사님은 깜짝 놀라 그게 무슨 소리인지 되물었습니다. 그러자 독일 목사님들은 이렇게 이야기 했답니다. “우리가 분단된 것은 2차 세계 대전에서 우리가 저지른 죄, 유럽에서 수많은 유대인들의 피를 흘리게 한 그 죄 값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에 회개하기에 바빴고 감히 통일을 달라고는 하지 못했습니다.” 독일 라이프치히에 있는 성 니콜라이 교회에서 일어났던 기도 운동이나 베를린의 겟세마네교회에서 일어났던 기도운동은 모두 통일을 위한 기도 운동이 아니라, 이 땅에 평화를 달라고 기원하는 평화를 위한 기도운동이었을 뿐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저 하나님 나라와 평화가 이 땅 위에 이루어지기만을 기도했는데 하나님께서는 독일 통일을 선물로 주셨다는 것입니다.”

 

납북의 통일은 하나님의 살롬(평화)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즉 우리말로 표현하면 하나님의 은혜로 와야 합니다. 이 말은 통일을 위해서 우리가 아무 것도 하지 말아야 된다는 말이 아닙니다. 분명 우리는 통일을 위해 기도하고, 살롬을 실천해야 합니다. 그러나 통일이 어떤 특정인들의 ‘노력’에 의해서 이루어졌다고 생각하면 그 후유증은 더 클 것입니다. 또한 어떤 ‘정치가의 힘’으로 되었다고 생각하거나 어떤 ‘군사의 힘’으로 되었다고 생각하거나, 어떤 ‘경제의 힘’으로 되었다고 생각하면 통일 후에 더 큰 문제에 부딪히게 될 것입니다. 통일에 기여했다고 생각하는 정치세력이나 기업, 혹은 개인이 통일 기득권을 주장하며 서로 갈등하고 대립하는 모습이 펼쳐질게 너무도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한국 그리스도인들이 겸손하게 하나님의 나라 그 의를 구하는 자세로 통일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