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뜨면
의식 하지 않아도
내 쉬는 숨결에 이미 당신은 있습니다
되도록 생각하지 않으려고
무슨 일에 집중하면
그 집중하는 일에
진치고 있는 당신을 만나게 됩니다
아침거리에 나오면
수많은 사람들의 얼굴 속에서
당신의 얼굴을 찾아내고
오고가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헤어지는 과정에서
당신의 따뜻한 미소를 발견하고
수없이 많은 사람들의 작고 큰 목소리가
하루 종일 오고가는 사람들의 먼발치에서도
당신의 생생한 목소리를 기억합니다
지난 주
북으로 철새가 돌아가고
봄기운이 감도는 언덕에 올라갔을 때는
피지도 않은 진달래꽃이 그려지며
눈물이 핑 돌며 현기증 나게 당신이 생각났습니다
당신과 함께 했던
저녁 기도의 자리에 앉으면 기도에 집중하다가도
뒷전에서 들리는 쟁쟁한 당신의 기도소리에
나도 모르게 뒤를 쳐다 보다 소스라치게 놀랐습니다
병상에서 아파하는 당신이 떠오를 때는
칼날에 베어 아린 손끝 상처처럼
아직도 가슴이 파르르 떨며
눈물이 비처럼 쏟아집니다
당신이 떠나고 간 아픈 상처는
사랑이 아니고는 아물지 않으며
당신을 잃은 고통은
사랑이 아니고는 다시 찾을 수 없기에
지금 여기서 서둘러 벗어나려고
몸부림치지 않고 조용히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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