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014-04-27] 사랑하는 너를 보내며...

이몽식 2014.04.27 05:14 조회 수 : 3812

한 순간 내 앞에서

바람처럼 사라진

사랑하는 너

그 아름답던 봄이

길을 잃어 버렸다

붉은 진달래도

핏빛 꽃을 떨어뜨리고

보랏빛 라일락도 향기를 잃었다


이렇게 보낼 순 없다

이렇게 가게 할 순 없다

한 마디 인사도 없이

아무런 준비도 없이

그 사랑스런 눈빛을 두고

그 외침과 절규를 놔두고

그렇게 너를 보낼 수 없다


네가 없는 아침...

네가 없는 교실...

네가 없는 세상...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

모든 세상이 아무리

잘 돌아간다 해도

네가 없는 세상은 꿈일 뿐이다


나는 너를

이렇게 보내지만

보내는 것이 아니다

떠나는 것이 아니다

너는 나를 떠났지만

나는 너를 떠날 수 없다

그리워 가슴에 너를 묻고

바람이 불 때마다

매년 봄꽃이 필 때마다

십자가에서 절규하는

사랑하는 아들을

가슴에 안은 마리아처럼

너와 함께 한 순간을 기억하며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