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타니아
수도 누악소트에서
내륙 신게티까지 오백여킬로
아무 것도 보이지 않지만
오직 한 길이 있어 달렸다
달리는 내내
모든 것을
다 녹여 버릴 듯한
뜨거운 열기에
풀 한 포기 나지 않아
아무 것도 생존할 수 없는
끝없는 사막에 펼쳐진
거대한 모래 산들이
능선으로 이어진 사이로
군데군데
푸른 오아시스 나무가
끈질긴 생명을 유지하며
이 땅의 옛 역사의 찬란함을
말해주는 듯 했다
모래사막을 지나
능선 끝에는
움직이지 않고
기묘한 바위들이 줄지어
웅장한 산을 만들고
사막을 덮어버린
황량한 광야에는
인간역사를 압도하는
신비한 태고(太古)적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길이 끊어져
달려간 길 끝 모래마을에는
땅이 하늘과 닿아 있었고
오랜 세월 이 땅에 순응한 사람들의
깊게 파인 얼굴 주름살 사이로
석양을 따라 길게 늘어진
순례자의 마음도 하늘과 닿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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