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해가
서산에 넘어갈 때
깊은 적막 중에
일과를 끝낸 감사와
안식의 기쁨이
하루 종일
어깨에 무겁게
지워진 삶의 무게를
걷어내고
긴 밤 내내
마음에 내려 앉는다
한 사람의
목숨이 질 때
깊은 슬픔 중에
삶에 대한 경외와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용기와 지혜를
머금고
아픔을 빗질하는
기도의 언어를 배운다
넘어 가는 것은
소멸하는 것이 아니라
사라지는 것은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멈추어 있던
내 안에 내가
더 깊은 침묵이 되어
영원으로 흘러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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