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012-09-09] 4위의 감동

이몽식 2012.09.09 01:44 조회 수 : 4831

지난여름 런던 올림픽의 감동이 아직 사라지지 않고 국민들 가슴 속에 남아 있습니다. 금메달을 목에 걸고 당당히 시상대에 서서 태극기가 높이 게양되는 가운데 애국가가 울려 퍼지는 장면은 정말 감동이었습니다. 그런데 저에게는 그런 금메달 받는 시상대의 모습도 감동이지만 금메달을 따지 못한 선수들의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더욱 감동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 중에 가장 인상적인 선수는 역도의 장미란 선수입니다. 그는 아쉽게도 4위에 머물러 메달 획득에 실패했습니다. 그러나 지금도 그가 경기를 마치고 바벨에 입 맞추고 기도하는 장면은 진한 감동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녀는 국민들이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메달을 따지 못했지만 최선을 다한 선수로 우리의 기억 속에 남아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장미란 선수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은메달,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을 따서 이번 올림픽에 2연패에 대한 기대는 너무나 높았습니다. 그러나 런던 올림픽에서 장미란 선수는 인상 125kg, 용상 164kg 합계 289kg을 들어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세운 세계 신기록 인상 140kg, 용상 186kg, 합계 326kg에는 한참 미치지 못하는 기록이었습니다. 그녀는 자신에게 쏟아지는 관심을 알고 올림픽 전에 자신에 대한 관심을 다른 선수들에게 돌려달라고 부탁하기도 했습니다. 점차 약해지는 체력 속에 설상가상 2009년도에는 교통사고를 당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교통사고 사실을 숨겼습니다. 그 이유는 그 사실이 알려지면 팬들이 염려할 것이라는 생각과 더불어 교통사고를 낸 가해자가 힘들 것이라는 그녀의 배려 때문이었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다시 경기장에 나서 바벨을 들어 올렸지만 이미 역도계는 새로운 스타들이 등장하고 있었습니다. 장미란 선수를 경계한 중국이 이미 비밀리에 멍수핑, 저우루루와 같은 거물급 선수들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러시아도 카시리나와 같은 선수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예상대로 이런 런던 올림픽은 이들과의 대결로 압축되었고 결국 저우루루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장미란 선수는 동메달을 기대했지만 마지막 인상 3차 시도에 실패하면서 4위에 만족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그가 그렇게 메달에 실패하고 나서 경기장을 떠나지 못하고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장면은 우리 모두를 울컥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는 기도를 마친 후 바벨을 따뜻하게 두 손으로 어루만지면서 오른손을 펴 입맞춤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 장면은 그가 전성기 때의 금메달을 땄을 때의 장면과 같은 장면인 것입니다. 우리는 메달을 땄을 때는 누구나 열광하며 감사의 기도를 드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메달을 따지 못했을 때는 대부분 실망하여 감사의 기도를 드리지 못합니다. 그러나 그녀는 메달을 따지 못했을 때에도 그 결과에 깨끗하게 승복하며 감사의 기도를 드렸습니다. 그리고 경기를 마친 후 인터뷰에서 베이징 때보다 한참 못 미쳐서 국민들에게 실망을 시켜 드렸을까봐 염려가 된다고 하며 자신은 최선을 다했기에 부끄럽지 않다는 소감을 말했습니다. 그녀의 ‘최선을 다했기에 부끄럽지 않다’는 말이야말로 원래 올림픽 정신이요 진정한 승자의 고백입니다. 요즘은 모두가 메달만 바라보고 메달의 색깔로 평가는 하는 세대 속에서 그녀는 진정 최선을 다하고 감사하는 모습은 정말 그리스도인의 참된 모습을 보여준 것이었습니다. 그녀의 성적은 4위인지 몰라도 진정 하나님 앞에서는 금메달감입니다. 하나님 앞에서 최선을 다하고 그 결과가 어떤 것이든 하나님 앞에 감사할 수 있는 모습이야말로 진정한 승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