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벌써 쉰 번을 더 보내고
맞이했는데도
미묘한 마음의 떨림이
아직도 있음은
주의 은혜일뿐입니다.
올해는
유난히 미세한 떨림이
내 볼까지 차오르는 것을 보면
내 속 마음에
삶의 무게만큼이나
세월의 주름살이
깊이 파졌나봅니다.
지난 시간
사람들을 만나고 헤어지는
망설임과 머뭇거림에서
그리움과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서성거렸던 지난 기억들을
하얀 눈으로 덮고
겨울 내내
언 땅에 깊이 뿌리 내려
오늘을 견디는 나목(裸木)처럼
은빛 안개 사이에
감사와 소망의 햇살을 비추겠습니다.
올해도
육체는 낡아지고
매서운 바람은 불어도
삼백 예순 다섯 날
매일 24시간 분초마다
새 영과
새 마음으로
가슴 벅찬 노래를 부르며
내 삶에 깃들인
눈부신 생명의 꽃을
활짝 피워
힘껏 날아오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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