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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6-24] 권사님의 고추밭

이몽식 2012.06.23 22:47 조회 수 : 5937

손현보 목사님께서 쓰신 ‘목사님 전도가 너무 쉬워요’ 책에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 목사님께서 권사님들에게 “전도 열심히 하세요, 새벽기도회에 열심히 나오세요.”간절히 부탁해도 도무지 반응이 없는 권사님 한 분이 계셨습니다. 왜 그런지 알아보았더니 고추 농사에 재미가 들어서 그렇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생업도 아니면서 자식들에게 고추 농사지은 것을 갖다 주는 재미로 아침에 일어나면 고추밭에 가서 벌레 잡아주고, 약 쳐주고, 오후에 또 고추밭에 가서 물도 주고 벌레도 잡아 주느라 바빠서 새벽기도를 나오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러자 이 목사님께서 그 권사님의 고추밭에 가서 고추를 다 뽑아 버렸습니다. 고추마다 고춧대를 얼마나 단단하게 세우고 줄로 묶어놓았는지 목사님의 손이 다 긁히고 물집도 잡혔습니다. 그런 일이 있는 줄도 모르고 그 권사님이 고추밭에 나갔습니다. 고추밭이 그 지경이 된 것을 보고는 기절하는 줄 알고 낙심이 되어 주저앉았습니다.

 

목사님이 심방을 갔더니 실성한 사람 같이 눈동자가 움직이지 않더랍니다. 목사님께서 자신이 고추를 다 뽑았다고 하였더니 깜짝 놀라며 그럴 리가 없다며 믿으려 하지 않더랍니다. 그래서 고추를 다 뽑느라고 상처가 난 손을 보여주었답니다. 그랬더니 권사님이 손을 한참을 뚫어져라 보더니 정색을 하면서 “목사님이 왜 우리 고추밭을 뽑습니까?”묻더랍니다. 그래서 목사님께서 권사님에게 다시 물었습니다. “제가 하나만 물어볼 터이니 대답해 보십시오. 권사님은 지금 고추 밭 때문에 심장이 떨리고 치가 떨려서 말을 못한다고 하시는데, 예수 믿고 너무나도 좋아서 오늘처럼 심장이 떨린 적이 있습니까? 주님은 마지막까지 증인이 되라,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으라. 온 천하를 다니며 복음을 전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권사님은 복음을 전하다 죽을 영혼이 복음을 받아들여서 너무나도 좋아서 심장이 떨린 적이 있었습니까? 옆 사람이 지옥 가는 것이 너무나도 안타까워서 오늘처럼 떨린 적이 있습니까?”

 

그 권사님이 한참을 있다가 목사님 앞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목사님, 제가 너무 잘못했습니다. 이 고추가 뭐라고, 이 고추가 뭐라고, 지금까지 여기에 이렇게 온갖 정성을 쏟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 시간 하나님께서 권사님의 마음을 만지셔서 중요한 결단을 하셨습니다. 그리고 권사님이 새벽기도를 나오시는 것입니다. 권사님과 같이 고추농사 짓던 사람들이 다 나오는 것입니다. 목사님이 권사님 댁 고추밭을 모조리 뽑았다는 소문을 듣고 다 나온 것입니다. 그리고 이 권사님이 전도를 하는데, 늘 전도에는 은사가 없다고 하던 권사님이 그 해 전도하여 세례 받는 영혼이 11명이나 되었답니다.

 

우리에게는 이렇게 이 권사님처럼 고추밭이 하나씩 있습니다. 그래서 늘 주님을 섬기는 것이 분주하고 바쁩니다. 늘 분주하고 바쁜 이유는 실제 우리 일이 많아서라기보다는 마음이 나뉘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이 분주함이 주님이 주시는 마음의 평강과 기쁨을 뺏앗가 버립니다. 우리가 진정 예수 믿으면서도 행복하지 않는 이유는 “네 보물이 있는 곳에 네 마음도 있기”(마5:21)때문입니다. 고추밭에 온 마음을 쏟아 붓기 때문에 예수님이 주시는 복을 누릴 틈도 생각도 하지 못하고 넘어갈 때가 많습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마6:33)라고 하셨습니다. 믿는 백성들의 삶의 축복은 하늘의 축복이 땅으로 흐르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주님을 섬기는 삶의 우선순위가 분명해야 합니다. 그럴 때만이 우리 삶의 현장도, 생업도, 모두가 주님의 축복 안에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