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햇살의 따가움은
여름인데
하늘은 높아져
지난여름
할퀴고 지나간
아픔만큼
푸른 하늘
눈 시리게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그 여름날
휘몰아친 바람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살짝 귓가에 스치는
부드러운 바람에
상처 난 마음을 보듬어
삶의 깃을 쫑끗 세우고
무더위에 지친
내 영혼을 흔들어
당신을 향한
그리움을 깨운다
지난
여름날 세차게
몰아친 폭우 자리에
가을비가 소리 없이
밤새 대지를 적시어
열매를 익히는 동안
빗소리에 잠 못 이루고
당신을 기다리는
고통스런 시간만큼이나
당신을 갈망하는
고독한 기도 소리는
그 긴 가을밤
모든 신록을 물들이듯
내 영혼을 적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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