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언젠가부터
내 안에 들어와 있는
작은 샘이 있음을
어렴풋이 알았다
격정의
젊은 날에는
삶을 태우는 열정으로
삶을 드리는 헌신으로
그 샘에서 생수가 터졌다
요즘
내 안에
지금쯤은 다 말라
버렸을 법한 샘에서
퍼내면 고이는
마르지 않는
깊은 샘이
있는 줄은 몰랐다
봄에 화려한 꽃을
피워낼 때에도
여름에 온 세상을
신록으로 물들일 때에도
가을에 붉게 물든
단풍이 떨어질 때에도
겨울 눈발에 인고(忍苦)의
시간을 땅 속에 묻을 때에도
계속 고이는 그리움의 샘물...
이제
남 몰래 늙어가며
샘물이 고이지 않고
바람처럼 흐르도록
구름처럼 흐르도록
함께 나누며
함께 사랑하며
눈물로 샘물을 퍼낸다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380 | [2015-11-15] 그 때는 몰랐습니다 | 이몽식 | 2015.11.15 | 2050 |
1379 | [2015-11-08] 설악단풍 | 이몽식 | 2015.11.08 | 2080 |
1378 | [2015-11-01] 가을 고백 | 이몽식 | 2015.11.01 | 2077 |
1377 | [2015-10-25] 회복하는 교회 | 이몽식 | 2015.10.24 | 2087 |
1376 | [2015-10-18] 귀향(歸鄕) | 이몽식 | 2015.10.18 | 2155 |
1375 | [2015-10-11] 사랑은 | 이몽식 | 2015.10.11 | 2073 |
1374 | [2015-10-04] 가을 저녁 | 이몽식 | 2015.10.03 | 2155 |
1373 | [2015-09-27] 행복한 사람 | 이몽식 | 2015.09.27 | 2225 |
1372 | [2015-09-20] 가을 하늘 | 이몽식 | 2015.09.20 | 2285 |
1371 | [2015-09-13] 너, 하나님의 백성이여 | 이몽식 | 2015.09.13 | 2236 |
1370 | [2015-09-06] 북아프리카 튀니지에서 | 이몽식 | 2015.09.06 | 2365 |
1369 | [2015-08-30] 달려간 길 끝에는 | 이몽식 | 2015.09.05 | 2212 |
1368 | [2015-08-23] 아버지의 마음 | 이몽식 | 2015.08.22 | 2312 |
1367 | [2015-08-16] 젊음 | 이몽식 | 2015.08.16 | 2335 |
1366 | [2015-08-09] 하늘을 보노라면 | 이몽식 | 2015.08.09 | 2403 |
1365 | [2015-08-02] 한 여름 묵상 | 이몽식 | 2015.08.02 | 2415 |
1364 | [2015-07-26] 비오는 날에 | 이몽식 | 2015.07.26 | 2817 |
1363 | [2015-07-19] 아직도 나의 일상은 | 이몽식 | 2015.07.19 | 2671 |
1362 | [2015-07-12] 비오는 여름밤 | 이몽식 | 2015.07.12 | 2662 |
1361 | [2015-07-05] 당신이 함께 있어 | 이몽식 | 2015.07.05 | 249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