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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28] 하루 만의 기적

이몽식 2016.08.28 20:27 조회 수 : 1714

여름 내내

우리를 괴롭힌

무더위는 감쪽같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우리 곁을 그렇게

아무 미련 없이 떠났다


어디선가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찌는 더위는

꼬리를 감추고

성큼 자란 키만큼

높아진 하늘에

그간 더위로

좁디좁아진 마음을

넓게 펴주고

푸른 하늘에 깔린

하얀 구름 잔디에

성난 마음을

보드라운 아기살처럼

부드럽게 덮었다


마치

이 세상 보이는 것이

하루 만에

모두 사라지고

영원한 것으로

덧입을 그 날처럼

더위가 물러가는 기적은

채 단 하루도 걸리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