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어른이라는
한 가지 이유만으로
이렇게 부끄러울 줄이야
화창한 오월의 햇빛을
보는 것조차 웬지 미안하다
싱그러운 아카시아 향내가
코끝에서 느끼는 것도 죄송하다
흔들리는 나뭇가지에도
이유 없이 심장이 아프다
매일 보았던 푸른 하늘
보기도 정말 민망스럽다
아이들의 환한 얼굴에
어디로 얼굴을 돌려야하지
아이들 보는 것이 무섭다
어디로 시선을 두어야할지
그들의 눈빛이 더더욱 두렵다
마음에 굵은 베옷을 입고
심령에 재를 덮어 쓰고
아픈 마음을 찢고
눈물로 지난 삶을 씻어
회개의 제단을 올려 드리나
그들을
그날을
잊지 않는 것이
절대로
잊지 않는 것이
그리고
남겨진 자들의 아픔을
사는 날 동안
삶의 현장에서
함께 공유하는 것이
참회하는 길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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