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도
스치는 바람 지나듯
빨리 지나가는 것은
여느 해와 다르지 않는데
명치에 걸린 체처럼
지난 어둔 시간의 기억들이
내려가지 못하고
서성이고 있다
분명
올 한해도
소중한 시간들이
기억할 수 없이
빠르게 종종 걸음으로
지나갔건만
아련한 그리움 속의
아픈 기억들은
강을 건너지 못하고
멈추어 있다
오늘
한 장 남은 달력을 뜯어
한 해를 뒤로 하고 보니
일 년 삼백 육십 오일은
나를 만들어 가신
그 분의 가장 큰 선물
매일 흘렸던 눈물은
위로의 강물이 되어 흘렀고
매일 아리고 아픈 고통은
십자가에서 매일 죽고 살기를
반복하는 단련한 정금이 되었다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시간의 정점(頂點)에서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부끄럼 없는 삶을
기도했던 젊은 시인처럼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하고
내게 주어진 길을 뚜벅 뚜벅 걸으리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603 | [2020-11-15] 고난 중에 일곱 가지 감사 | 이몽식 | 2020.11.15 | 575 |
1602 | [2020-11-08] 그런 사람이 그립습니다 | 이몽식 | 2020.11.08 | 2415 |
1601 | [2020-11-08] 그런 사람이 그립습니다 | 이몽식 | 2020.11.08 | 2446 |
1600 | [2020-11-01] 가을의 기도 | 이몽식 | 2020.11.02 | 508 |
1599 | [2020-11-01] 가을의 기도 | 이몽식 | 2020.11.02 | 532 |
1598 | [2020-10-25] 주향한 교회여! | 이몽식 | 2020.10.26 | 647 |
1597 | [2020-10-25] 주향한 교회여! | 이몽식 | 2020.10.26 | 678 |
1596 | [2020-10-18] 가을바람 | 이몽식 | 2020.10.18 | 559 |
1595 | [2020-10-18] 가을바람 | 이몽식 | 2020.10.18 | 588 |
1594 | [2020-10-11] 주기도문의 마침표 | 이몽식 | 2020.10.12 | 759 |
1593 | [2020-10-11] 주기도문의 마침표 | 이몽식 | 2020.10.12 | 778 |
1592 | [2020-10-04] 영적 승리를 위한 기도 | 이몽식 | 2020.10.06 | 542 |
1591 | [2020-10-04] 영적 승리를 위한 기도 | 이몽식 | 2020.10.06 | 560 |
1590 | [2020-09-27] 용서를 위한 기도 | 이몽식 | 2020.09.28 | 531 |
1589 | [2020-09-27] 용서를 위한 기도 | 이몽식 | 2020.09.28 | 555 |
1588 | [2020-09-20] 일용할 양식을 주시옵고 | 이몽식 | 2020.09.20 | 651 |
1587 | [2020-09-20] 일용할 양식을 주시옵고 | 이몽식 | 2020.09.20 | 677 |
1586 | [2020-09-13] 뜻이 땅에서 이루어지이다 | 이몽식 | 2020.09.13 | 3486 |
1585 | [2020-09-13] 뜻이 땅에서 이루어지이다 | 이몽식 | 2020.09.13 | 3526 |
1584 | [2020-09-06] 나라가 임하시오며 | 이몽식 | 2020.09.07 | 13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