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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4-13] 진달래

이몽식 2014.04.13 05:20 조회 수 : 3872

일 년 내내

보이지도

잡히지도 않는

첫사랑의

지병(持病) 앓다가

마침내

온 대지 위에

봄의 부활을 알리며

선연(鮮然)한

연분홍 빛으로

한껏 그리움을

머금고 피어난

고운 빛깔 진달래


하늘과 땅 사이에

붉은 핏빛으로

생명을 이어주는

십자가(十字架)처럼

가냘픈 몸뚱어리

흔들어 온 산에

봄소식 알리고

제 몸을 불살라

사랑으로 산화(散花)한

진한 빛깔 진달래


이제

모진 봄바람

모가지 흔들려

붉은빛 잃고

세찬 빗소리에

남아 있던 꽃술마저

땅에 떨어져

내년 이 맘 때

하얀 생명으로 부활하여

다시 피어 날

붉은 빛깔 진달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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