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도
스치는 바람 지나듯
빨리 지나가는 것은
여느 해와 다르지 않는데
명치에 걸린 체처럼
지난 어둔 시간의 기억들이
내려가지 못하고
서성이고 있다
분명
올 한해도
소중한 시간들이
기억할 수 없이
빠르게 종종 걸음으로
지나갔건만
아련한 그리움 속의
아픈 기억들은
강을 건너지 못하고
멈추어 있다
오늘
한 장 남은 달력을 뜯어
한 해를 뒤로 하고 보니
일 년 삼백 육십 오일은
나를 만들어 가신
그 분의 가장 큰 선물
매일 흘렸던 눈물은
위로의 강물이 되어 흘렀고
매일 아리고 아픈 고통은
십자가에서 매일 죽고 살기를
반복하는 단련한 정금이 되었다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시간의 정점(頂點)에서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부끄럼 없는 삶을
기도했던 젊은 시인처럼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하고
내게 주어진 길을 뚜벅 뚜벅 걸으리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343 | [2018-05-20] 목양(牧羊)의 길 | 이몽식 | 2018.05.21 | 976 |
1342 | [2018-05-13] 엄마의 잔소리 | 이몽식 | 2018.05.13 | 952 |
1341 | [2018-05-13] 엄마의 잔소리 | 이몽식 | 2018.05.13 | 968 |
1340 | [2018-05-06] 아들아, 딸아 | 이몽식 | 2018.05.05 | 2766 |
1339 | [2018-05-06] 아들아, 딸아 | 이몽식 | 2018.05.05 | 862 |
1338 | [2018-04-29] 우리는 하나다 | 이몽식 | 2018.04.29 | 862 |
1337 | [2018-04-29] 우리는 하나다 | 이몽식 | 2018.04.29 | 883 |
1336 | [2018-04-22] 아 진달래 | 이몽식 | 2018.04.22 | 894 |
1335 | [2018-04-22] 아 진달래 | 이몽식 | 2018.04.22 | 906 |
1334 | [2018-04-15] ‘카르페 디엠’(carpe diem)와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 이몽식 | 2018.04.14 | 949 |
1333 | [2018-04-15] ‘카르페 디엠’(carpe diem)와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 이몽식 | 2018.04.14 | 961 |
1332 | [2018-04-08] 외로운 인생 | 이몽식 | 2018.04.08 | 914 |
1331 | [2018-04-08] 외로운 인생 | 이몽식 | 2018.04.08 | 927 |
1330 | [2018-04-01] 부활절 아침에 | 이몽식 | 2018.04.01 | 905 |
1329 | [2018-04-01] 부활절 아침에 | 이몽식 | 2018.04.01 | 916 |
1328 | [2018-03-25] 봄날의 십자가 | 이몽식 | 2018.03.25 | 1006 |
1327 | [2018-03-25] 봄날의 십자가 | 이몽식 | 2018.03.25 | 1018 |
1326 | [2018-03-18] 전도는 삶이다 | 이몽식 | 2018.03.18 | 1022 |
1325 | [2018-03-18] 전도는 삶이다 | 이몽식 | 2018.03.18 | 1035 |
1324 | [2018-03-11] 이 땅에 봄은 오는가 | 이몽식 | 2018.03.11 | 10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