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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26] 비오는 날에

이몽식 2015.07.26 05:10 조회 수 : 2478

비 오는 날에

대지는 움직이고

바다는 밀려오고

강물이 일어나고

구름은 달려가고

내 마음도 출렁이고

모든 것이 새로 태어난다


한바탕 소나기가

퍼부을 때에

나무와 꽃들이

모두 깨끗이 씻기듯

아픔의 눈물도

빗물에 모두 젖어

감추어지고

천둥치는 빗소리에

실컷 운 울음소리도 잠긴다


잠시 주춤

잦아든 가는 비에

가슴을 타고 잔잔히

흐르는 그리움은

영혼을 완전히 적시어

큰 물길이 되고

바다로 흘러 흘러

이내 다시 비구름 되어

마른 대지를

생명으로 적시겠지


비 오는 날에

비가 그치고

물기에 젖어

무거워진 삶에

언약의 무지개

가슴에 뜨고

언제 그랬냐는 듯

구름 사이로

아침 해가 떠올라

모든 것이 새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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