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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8-24] 가을 입문(入門)

이몽식 2014.08.24 05:26 조회 수 : 3587

아직

햇살의 따가움은

여름인데

하늘은 높아져

지난여름

할퀴고 지나간

아픔만큼

푸른 하늘

눈 시리게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그 여름날

휘몰아친 바람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살짝 귓가에 스치는

부드러운 바람에

상처 난 마음을 보듬어

삶의 깃을 쫑끗 세우고

무더위에 지친

내 영혼을 흔들어

당신을 향한

그리움을 깨운다

 

지난

여름날 세차게

몰아친 폭우 자리에

가을비가 소리 없이

밤새 대지를 적시어

열매를 익히는 동안

빗소리에 잠 못 이루고

당신을 기다리는

고통스런 시간만큼이나

당신을 갈망하는

고독한 기도 소리는

그 긴 가을밤

모든 신록을 물들이듯

내 영혼을 적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