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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45] 가을엔

관리자 2011.11.06 10:05 조회 수 : 5634

가을엔
감사하게 하소서!
그토록 무섭게
비바람 치던
여름날 밤에도
아랑곳없이
노란 들녘 햇살 아래
알알이 들어찬
고개 숙인 열매처럼...

가을엔
기도하게 하소서!
몸서리치는
천둥 번개에도
진한 향을 뿜어내며
누님같이 부드러운
숨결로 다가가는
한 송이 국화처럼...

가을엔
사랑하게 하소서!
지난날 눈물겨운
인고의 시간을 뒤로 하고
파아란 하늘을 향해
두 손 흔들며
불현듯 불붙은 그리움을
노래하는 코스모스처럼...

가을엔
홀로 기다리게 하소서!
한 광주리 담은 열매
가득 가슴에 담아 주고
말라 버린 잎파리 마저
땅으로 돌려보내고
봄을 기다리는 가로수처럼...

아아!
눈부신
가을의 형상은
쏟아 부어 주시는
주님의 은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