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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18] 한 아이의 추석

이몽식 2016.09.17 23:15 조회 수 : 1760

추석날이

가까이 다가오면

멀리서 아련히 들려오는

엄마 발자국 소리에

이미 보름달이

뜨고 지고를

몇 번이고 반복하다

잠이 들어버린다


정작

엄마가 오셨을 땐

기쁜 내색 감추고

아무 말도 잊지 못하다

엄마의 정성과 사랑으로

차린 상 앞에 앉아

그리움에 목이 메여

예쁜 송편이 가시처럼

목구멍에 걸린다


만남도 잠깐

쏜살같이 하루가 지나고

헤어져야 할 시간

엄마에게 잘 가라고

고사리 같은 손으로

흔들고 돌아서자

참았던 눈물이 터지면서

엄마 보고 싶었어

엄마 같이 가면 안돼

가슴에서부터

터져 나오는 큰 소리는

우주를 흔들지만

보고 싶은 마음이

모든 것을 삼켜 버리고

아무 소리 없이

휘영청 보름달만

다음을 기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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