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은
우렁찬
울음소리 지르며
적신(赤身)으로 나온 나를
세상과 이어주는
최초의 끈이었습니다.
가족은
첫 입을 떼며
옹알이부터
모국어(母國語)까지
앞으로 살아야 할
인생의 모든 것을 배우는
요람(搖籃)의 끈이었습니다.
가족은
홀로 살 수 없는
인생 속에서
나와 다른
생소한 이름을
가진 이들을
용납하고 사랑하고
이어주는
인연(因緣)의 끈이었습니다.
가족은
무엇보다
사람으로 채울 수 없는
절대고독(絶對孤獨)의
빈자리가 있음을
깨닫게 하여
하늘의 아버지와 이어주는
생명(生命)의 끈이었습니다.
가족은
평생 함께 하다가
끝까지 내 곁에 남아
죽음의 강(江)을 건너는
나를 지켜줄
마지막 끈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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