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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25] 나목(裸木)

이몽식 2018.11.26 00:08 조회 수 : 1079

오월의

푸르른 신록도 사라졌다

시월의 열매도 다 주고 떠났다

가을의 아름다운 단풍도 다 떨어졌다


더 이상

잃을 것도

줄 것도

버릴 것도 없이

이제 벌거벗은 몸뚱이만 남았을 뿐


원래

이렇게

아무 것도 아닌 것을

원래 내 것이라고는 없었는데

잠시 내 곁에 있게 하신 것인데

잠시 빌려 주신 것인데


이제

모든 것을 벗고

북풍한설 몰아칠 때

가지 사이로 바람 소리 들으며

흔들리는 대로 고개 숙여

새 움의 봄을 기다리며

빈손으로 당신 앞에 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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