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우리를
홀로 있게 하여
그렇게 외로워도
익어가는 것들로
모두를 담아내는
풍요로운 계절
가을은
누군가 그리워
못 견디게 아파도
살갗에 살짝 닿아
영혼을 깊게 스치는
바람이 위로하는 계절
가을은
열매 없는 삶이
부끄러워
파아란 하늘에
우물을 파고
그 분 앞에
참회하는 계절
가을은
그렇게
외로워해도
슬퍼하여도
아파해도
울어도
어색하지 않은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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