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어서
내가 남편 되고
그대가 아내 되어
열심히 주어진 사명
감당하며 살면서
우리 모두 자기 일에
너무 바쁘니 나이 들어
서로 얼굴 주름 다듬어 주며
손잡고 늙어 가자고 했는데
그대가
먼저 홀연히 떠나고
이제는 바람만 불어도
소스라치게 놀라
하루도 몇 번
하늘 끝을 갔다 왔다
별이 뜨고 지는 밤에는
잠 못 이루는 그리움에
살면 살아갈수록
그대와 함께 했던 매일이
기적과 은총이었음을
뒤늦게 깨달아
매일 도지는
아픔이 되어 돌아오지만
그대가
이 세상에 던지고
간 날들이 내 남은 삶의
온전한 구원을 위해 속죄양처럼
고통 받는 사람들의 영혼 속에서
그대가 남긴 아이들 속에 살아 있어
영원한 삶을 손짓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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