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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14] 내 안에 흐르는 샘물

이몽식 2015.06.14 04:11 조회 수 : 2753

어릴 때

언젠가부터

내 안에 들어와 있는

작은 샘이 있음을

어렴풋이 알았다


격정의

젊은 날에는

삶을 태우는 열정으로

삶을 드리는 헌신으로

그 샘에서 생수가 터졌다


요즘

내 안에

지금쯤은 다 말라

버렸을 법한 샘에서

퍼내면 고이는

마르지 않는

깊은 샘이

있는 줄은 몰랐다


봄에 화려한 꽃을

피워낼 때에도

여름에 온 세상을

신록으로 물들일 때에도

가을에 붉게 물든

단풍이 떨어질 때에도

겨울 눈발에 인고(忍苦)의

시간을 땅 속에 묻을 때에도

계속 고이는 그리움의 샘물...


이제

남 몰래 늙어가며

샘물이 고이지 않고

바람처럼 흐르도록

구름처럼 흐르도록

함께 나누며

함께 사랑하며

눈물로 샘물을 퍼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