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얼어붙은
봉오리에 숨죽여
백옥(白玉)같이 밝고
우아한 자태(姿態)
드러내고 싶어
어찌 겨울 내내
참았다가
한순간
봄바람에 터뜨려
꺄르르 환한 웃음소리
천지에 빵빠레 울리며
온 몸을 덮어
세상을 불 밝혀
핀 벚꽃이여
눈부신
은빛 날개로
세상을 온통
설레임으로 채색하고
온 몸을 던져
바람에 날리며
밤낮 아낌없이
사랑의 불꽃을 태우다
채 한 달도
다하지 못하고
황홀한
추억의 꿈을 만들고
한순간
비 오는 날
그 빛깔 변함없이
휘날리며
두 손 툭툭 떨며
바람같이 홀연히
깨끗이 사라져
그리움으로 내년을
기약하는 벚꽃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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