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에
내리는 여름비는
대지 위의 마른 공기를
한 올 한 올 적시며
마음에 몰래 들어와
물 보랏빛 그리움을
진하게 수놓으며
내 가슴 촘촘히 적신다
계속
내리는 비는
푸른 신록의 잎사귀에
세차게 부딪혀
방울방울 맺히어
땅으로 굴러 떨어지며
잊혀진 기억들이
새록새록 돋아나
내 영혼 아프게 적신다
점점
굵어지는 빗방울에
온 대지를 적시는 물은
눈물인지 빗물인지
강물 되어 흐르다
깊이를 알 수 없는
추억의 호수에
흥근히 고인다
그치지 않고
밤새 쏟아지는 비는
하얗게 밤을 밝혀
새벽녘까지도
그대 생각에
잠 못 이루고
남은 세월을 싣고
소망의 여울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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