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피부에
하얀 이는 정말 아름답다
특히 그 큰 눈에
웃을 때
드러나는 하얀 이는
아름다움 중의 백미(白眉)다
그래서
그들을 그토록
지치게 했던 강렬한 태양빛도
사막의 모진 비바람에도
강인한 검은 피부에는
아무런 흔적도 내지 못하고
그렇게
모진 인고(忍苦)의 세월을
기다리게 했나 보다
그래서
매일 척박한 삶에서 오는
그들의 아픔도
그들의 슬픔도
굵은 쌍꺼풀에 걸린
해맑은 검은 눈동자를
흐리지 못하게 하고
그렇게
운명(運命)처럼 고난을
모두 담아내었나 보다
지난 시간
어둔 억압의 역사에도
끝까지 분노를 감추고
그 땅을
지켜 내었던 것도
검은 색에 꼭꼭 숨겨진
순백(純白)한 영혼이
날개를 달고
하늘로 비상하는
자유한 영혼을 꿈꾸었기 때문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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