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탯줄을 끊고
아무 것도 없는 세상에
홀 홀 단신 나왔을 때
오직 엄마 젖줄 하나로
내 모든 삶은 충분했다
어릴 적에는
힘들고 아플 때마다
엄마에게 달려가
한 뼘도 안 되는
엄마의 가슴에 안기기만 하면
내 마음의 고통은
한 순간에 해결되었다
배고픈 시절에는
있는 것이라곤 고작 된장과
배추 잎사귀 몇 가지 밖에 없어도
자식 입에 들어갈 것을 생각하고
만드는 엄마의 손만 가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으로
허기짐은 풍성하게 채워졌다
자식이 다 컸어도
자식 가는 길 고단하고
피곤한 모습 보며
날마다 새벽 깨워 늦은 밤까지
마른 입술 떨며 드리는
어머니 눈물의 기도가
가슴에 진주를 만들어
내 가는 길을 비추어준다
요즘
마른 몸에 서서히
굽어지는 어머니의 등을 보며
내가 평생 붙어 있었던
혹처럼 다가와
내 부끄럽고 죄스런 손으로
몰래 어루만져 보니
평생 자식을 짐 진 흔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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