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봄은
지난겨울을
죽음의 대지에 돌려주고
아지랑이 봄기운에
하늘의 생명을 다시 얻었다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봄에
나무들은
지난겨울 세찬 바람에
떨어져 나갔던 가지들을 버리고
새로운 잎을 다시 달았다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봄에
나물들은
지난겨울 추위에 떨었던
뿌리들을 땅에 묻어 버리고
파릇파릇 싹으로 다시 돋아났다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봄에
꽃들은
자신의 지난 아름다운 모양을
비바람에 잃어버리고
빛나는 자태로 다시 피어났다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봄에
나 또한
지난겨울
죽지 못한 모진 목숨
죽고 또 죽어
사랑의 꽃으로 다시 피어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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