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떨어져 있던 어머니를 일 년 중에
추석과 설 때만 만날 수 있어
눈 빠지게 기다리다
집에서는 창가 쪽으로 고개를 내밀거나
밖에서는 길 쪽으로 고개를 돌리거나
뒤를 돌아보는 버릇이 생겼다
청년 때는
누군가가 그리워
봄이 오늘 길목에서
가을이 가는 언덕에 서서
목 빠지게 기다리다
열지도 않아도 되는 창을 열고
길지도 않는 목을 길게 늘어뜨려
밖을 보는 버릇이 생겼다
지금은
몸이 아파
고통스런 시간을 보내는
아내의 회복을
가슴 졸여 기다리다
집에 들어서기만 하면
가장 먼저 아내의 얼굴을 살피고
아내의 냄새를 맡는 버릇이 생겼다
내 평생
어디선가
큰 소리라도 나기만 하면
금방이라도 천사장과 함께
나타나실 주님을 깨어 기다리다
낮에는 하늘을 쳐다보고
밤에는 별을 쳐다보는 버릇이 생겼다
오늘도
지나간 기다림을 새까맣게 잊고
모든 만물이 회복될 그 날을
영광스런 주님을 뵈올 그 날을
아직도 기다리고 또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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