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산에
붉게 타 들어가는 단풍들이
세상에 빛을 주고
산화(散花)하고
여기 저기
툭 툭
떨어지는 열매들이
자신의 생명을 주고
떠나고
만물을 흔들며
결실케 했던 가을바람도
그리움을 담아주고
찬바람에 사라지고
가을이 다 주고 가버린
텅 빈 들녘에 서서
내 마음도 가을에 버리니
은총의 그루터기로 채워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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