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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03] 약함이 강함되어

이몽식 2013.02.02 23:28 조회 수 : 8014

어릴 적부터

사람 앞에 서기만 하면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온 몸이 떨리고

얼굴이 붉어지는

나의 소심함은

때 묻는 속치마를

감추고 싶은 여인처럼

숨기고 살았지만

마음의 움푹 파인

어둔 그림자되어

내 삶을 줄곧 따라 다녔다.

 

사람들이 무시할 때마다

사람들이 흔들 때마다

분출하는 용암처럼

분노로 흘러내리고

악성 바이러스처럼

육체에 침투하여

때로 내 영혼을

몸져 눕게 하였다.

 

그런 어느 날

십자가의 상처를

자신의 치부로 보이시며

나를 찾아오신 그분에게

내 영혼의 연약함은

그 분을 만나게 하고

더 깊이 의지하게 하는

필연적 섭리였음을 알고

있는 그대로를

있는 상처를

있는 장애를

더 이상 숨길 필요 없이

드러내었다.

 

이제

나의 약함은

하나님의 강함되어

그분을 드러내는

꽃으로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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