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터에서
놀다가 해질 무렵
엄마가 어이 밥 먹어 소리 듣고
옷에 묻은 먼지 툭툭 털고
기쁘게 달려가는 아이들처럼
본향으로 돌아갈 시간
주님, 잘 놀다 갑니다
맑은 웃음으로 떠나게 하소서
늘 미련과 애착으로
손 놓지 못하여 살아
어느 날 문득
예고 없이 찾아오는 그 시간
두렵고 떨리는 마음뿐이오나
언제 어디서라도
주님을 사랑하기에
담대하게 마지막을 맞이할 수
있는 용기와 지혜를 주소서
만남보다
늘 이별이 앞서는
슬픔이 올 때마다
돌아갈 그 날을 기억하고
매일 하루 해질 무렵
사랑하지 못함을 아쉬워하며
만난 이들을 용서하고
쓸쓸해도 자유로움으로
불편해도 감사함으로
매일 애틋하게
온통으로 주님으로 물들다
주님을 만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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