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 사이로
따스한 햇살 비추어
여린 순이 돋아나는데
그렇게
뼈마디가 아프고
속살들이 쑤시고
마음 저리게 오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겨우내
찬바람 맞으며 버틴
인고(忍苦)의 빵파레 울리며
피어나는 매화처럼
녹은 시냇물 사이로
졸졸졸 얼굴 디미는
버들강아지처럼
인적이 없던 공원에
보란 듯이 노란 물을
확 들여 버리는 개나리처럼
야산에 깔린
아픈 낙엽을 위로하며
온통 붉게 채색해 버리는
진달래처럼
기다리다 지쳐
그리움으로 부어올라
여기 저기 펑펑 터지는
목련처럼
이 땅에
칠십년 동안
한 맺혀 절규하던
평화의 봄이
뜨겁게 오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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