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잔뜩
찌푸렸던 구름도
가을 하늘에
저리 높이 떠서
무심(無心)히
잘도 흘러가건만
삶의 욕망은
목구멍에 걸린 가시처럼
아직도 남아 있네
여름 태풍도 잠재우고
가을의 대 자연을 풍요롭게
열매 맺게 한 바람도
저리 아무 소리 없이
잘도 흐르건만
지난 아픈 추억은
가슴의 시퍼런 멍이 되어
여전히 멈추어 있네
여름 홍수에 불어난
세찬 물결 다 받아주고
겨울 바다로 가는 강물도
저리 거침없이
잘도 흘러가건만
지나온 삶의 미련은
끈적끈적 영혼에 붙어 있네
세월은
영겁(永劫)을 향하여
저리도 잘 흐르는데
오직 은혜(恩惠)로만 살면서
무얼 연연(戀戀)해 하느냐
흐르는 것만이 산 것이며
흐르는 것만이 풍요로운 것이라
흐르는 구름처럼
흐르는 바람처럼
흐르는 강물처럼
어서 어서 흘러가라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83 | [2015-04-26] 4월에 | 이몽식 | 2015.04.26 | 2726 |
182 | [2015-04-19] 진달래 | 이몽식 | 2015.04.19 | 2711 |
181 | [2015-04-12] 벚꽃 | 이몽식 | 2015.04.12 | 2790 |
180 | [2015-04-05] 부활의 소식 | 이몽식 | 2015.04.04 | 2762 |
179 | [2015-03-29] 나의 십자가 | 이몽식 | 2015.03.29 | 2867 |
178 | [2015-03-22] 영혼을 깨우는 봄 | 이몽식 | 2015.03.22 | 2812 |
177 | [2015-03-15] 다시 봄이 오는데 | 이몽식 | 2015.03.15 | 2875 |
176 | [2015-03-08] 가까이 있는 행복(幸福) | 이몽식 | 2015.03.08 | 2941 |
175 | [2015-03-01] 받아들이는 은혜 | 이몽식 | 2015.03.01 | 3024 |
174 | [2015-02-22] 영혼과 육체의 고향 | 이몽식 | 2015.02.22 | 3108 |
173 | [2015-02-15] 마음의 빛 | 이몽식 | 2015.02.14 | 3273 |
172 | [2015-02-08]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 | 이몽식 | 2015.02.08 | 3026 |
171 | [2015-02-01] 인생의 깊이 | 이몽식 | 2015.02.01 | 3048 |
170 | [2015-01-25] 마음의 선물 | 이몽식 | 2015.01.25 | 3068 |
169 | [2015-01-18] 시간이라는 선물 | 이몽식 | 2015.01.18 | 3275 |
168 | [2015-01-11] 그리움이 길이 되어 | 이몽식 | 2015.01.12 | 3256 |
167 | [2015-01-04] 새해에는 | 이몽식 | 2015.01.04 | 3161 |
166 | [2014-12-28] 2014년을 보내며... | 이몽식 | 2014.12.28 | 3311 |
165 | [2014-12-21] 기다림 | 이몽식 | 2014.12.21 | 3273 |
164 | [2014-12-14] 말씀과 함께 하는 삶 | 이몽식 | 2014.12.14 | 336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