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고
아픔이 병이 되어
만사가 시들해주고
아무 일도 하고 싶지 않을 때
그렇게 보고 싶어
하늘을 매일 바라보아도
아무 것도 보이지 않고
그렇게 목소리가 듣고 싶어
땅에 귀를 대어도
아무 것도 들리지 않았다
그런데
세상은 아무렇지 않은 듯
잘 돌아가는 것이 밉고
내가 이리 울고 있는데
사람들은 아무런 일 없다는 듯이
웃고 살아가는 것이
너무나 이상하고
더 힘들게 하는 것은
세월이 약이지요 하고
어쭙잖은 말로 위로할 때
욥처럼 위로 받기를 거절했었다
어느 날
아무도 슬퍼해주는
이가 없는 죽음 앞에서
십자가에서 아들을 잃은
아버지의 아픔으로
통곡하시는 주님을 보며
위로는 땅의 일이 아니라
하늘에서 내리시는
은혜임을 체득하고
잊혀져가는 슬픈 세상에서
기억을 매일 새롭게 하시고
사라지는 세상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로
매순간 믿음으로 실재(實在)하는
하늘의 위로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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