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름에
한껏 높아진 가을 하늘처럼
자라지 못한 마음이 자라고
호수에 담긴 파란 하늘처럼
닫힌 마음이 열어지고
서로 얼굴 붉히고
마음에 긁힌 상처마다
붉게 물들 가을 단풍처럼
당신의 빛깔로 온통 물들여져
깨끗하게 회복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가을
외로이 길가에 피어
웃음을 잃지 않는 들국화처럼
항상 친구의 이름을 기억하고
한 송이 꽃을 피우기 위해
지난 비바람을 견딘 국화처럼
좀 더 이웃을 기다려 주고
이해하고 사랑하면 좋겠습니다
가을바람에
이별을 예고하는
흔들리는 잎새같이
사랑하는 이들을 보내고도
한가위에 홀로 떠서
온 밤을 비추는 보름달처럼
고독도 내 안에서
다정하게 지낼 수 있도록
당신과의 기도가
더욱 깊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이 가을
주어진 시간에
꽃을 피우고
열매를 익히고 나서
이제 하나씩 한 장씩
떨어질 낙엽처럼
우리 인생의 남은 날들을
얼마나 알뜰하게 써야할지
내 영혼이 날마다
깨어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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