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문득 찾아온
가을 하늘에 모두 있었다
더 높아진 하늘에
수없이 손을 뻗어도
손에 닿지 않는 외로움
더 파래진 하늘색에
성실하게 일상을 덧칠해도
더욱 짙어져 가는 그리움
더 가까이 보이는 산은
금방이라도 구름을 잡을 듯
길목에 서서
보고 또 보아도
기우는 저녁노을에
점점 깊어만 가는 기다림
그렇게
가을 하늘에
걸려 있는
사랑은
인고(忍苦)의 끝자락
죽음 너머에 모두 있었다
이제
사랑은
그 안에서 죽고
그 안에서 사는
영원한 생명
죽도록 사랑하리
죽도록 충성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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