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아파서
입술 떨리는 신음소리에
내 살과 마음까지 떨려
더 이상 참지 못하여
병실에서 나와
파아란 높은 하늘을 쳐다보니
온 몸 세포마다 샘이 열어져
눈물이 송이송이 솟아오르고
마음에도 눈물샘이 터져
온 몸을 울리는 통곡이 된다
눈물을 감추려
아무도 없는 병실 옆
작은 숲속에 앉자마자
조금 전 신음(呻吟)과 함께
‘주님, 저 살려 주세요’
아내의 병상 기도소리가
내 마음의 귓전을 때려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눈을 감으니
육체로 계실 때에
십자가에서 달려
고통스러운 모습으로
심한 통곡(痛哭)과 눈물의 간구와
소원(所願)을 올렸던 주님께서
나와 함께 기도하는 모습이 보였다
몸과 마음을 추수리고
병실에 돌아와 보니
조금 전까지 들리지 않던
응급실 환자들의 신음소리가
확성기 소리처럼 들리고
조금 전까지 보이지 않던
고통(苦痛)스러워하는 환자들과
슬퍼하며 분노하는 보호자들의
얼굴들이 또렷하게 보인다
그 넘어 뒤편에서 민망(憫惘)히
그들을 쳐다보시는 주님의 눈동자에 서려 있는
함께 아파하며 기도하는 정다운 얼굴들로
나는 다시 소리 없이 흐느껴 한없이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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