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물에 띄운 작은 갈대 상자 안에서도
어머니의 나지막한 기도는 마르지 않았고
눈부신 궁정의 지혜를 온몸에 채웠으나
내 손의 힘으로 세우려던 성벽은 무너지고
훗날 쓰실 날을 위하여 주님은
내 영혼에 조용히 묻어 두셨습니다
모든 계절이 멈추어 선 미디안의 밤
거친 가죽옷에 스며든 바람을 베고 누워
나는 아무것도 아니라 울먹이던 그 광야는
버려진 시간이 아니라 양의 상처를 싸매며
거센 자아를 허물고 목자의 심장을 빚으시는
당신의 고요한 품이었습니다
마침내 호렙산 메마른 떨기나무 위에
타오르되 사그라지지 않는 불꽃으로 오신 주님
익숙했던 내 의지의 낡은 신을 벗어 던질 때
초라한 양치기의 마른 막대기는
파도를 가르고 반석을 깨뜨리는
당신의 거룩한 손이 되었습니다
광야 길에서 생명책에 내 이름이 지워져도
백성의 원망과 눈물을 품고 무릎꿇고 기도하며
사람을 살리는 삶을 살았던 기도의 사람
연약하여 비록 가나안 땅을 밟지 못할지라도
느보산 노을빛 아래 눈 흐리지 않은 믿음의 시선으로
약속의 내일을 축복하며 떠났던 영광스런 발자취
“내가 너와 함께하리라”
왕궁 같은 날에도, 광야 같은 날에도
부르시는 그 음성에 신을 벗고 응답하게 하소서
모세를 부르신 하나님, 오늘 우리도 부르시니
우리의 남은 생애를 주님의 손에 맡겨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사람으로 살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