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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29] 목련꽃

이몽식 2026.03.29 20:59 조회 수 : 0

찬 바람 아직 머문 자리에도

말없이 피어나는 목련꽃

아무 것도 의지하지 않은 채

깊은 침묵이 깊은 외침이 되어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든다

 

그리 화려하지 않아도

잎보다 먼저 피어난 흰 꽃잎의 순결은

온 땅에 하얀 등불을 밝히며

종려나무 흔드는 환호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십자가의 길을 걷는다

 

봄의 문을 고귀하게 열어

온몸을 다해 빛을 향하는 그 자태는

죄 없으신 어린 양께서

인류의 죄를 지고 오르신

골고다 언덕의 사랑을 비춘다

 

가장 아름다운 순간

미련 없이 떨어지는 꽃처럼

골고다 찢기신 사랑의 절정에서

자신을 온전히 내어주셨고

십자가 위에서 사랑을 완성하셨다

 

떨어진 자리마다

봄의 향기가 남듯이

십자가의 그 사랑은

죽음을 넘어 생명으로 번져

오늘도 우리 안에 꽃을 피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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